2012/06/03 20:25

안녕하세요. 조선삼도수군 황제대리 삼다수입니다.

조선삼도수군이 FS에 선전포고 한 이후로 FS의 지주이셨던 엘리제님이 현게를 타셨고

조선삼도수군과 FS의 접경에서 우리 제국이 승리할 것을 확신하기에

이에 FS에 전승선언함을 알립니다.

항복하는 FS유저는 저는 안받습니다만 주변 분들과 잘 이야기하시면 공격하지 않습니다.


또한 루넨스가 2은하계를 떠났기에 이 멘붕제국은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고

남은 제국원들은 우선 티탄으로 들어가서 계속 전쟁을 마무리하는게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저 받아주실꺼죠?)

다음은 저와 루넨스의 이야기입니다.

―똑똑.

총리는 방의 문을 두드렸다. 방 안에서는 반응이 없었다.

―똑똑똑.

다시 두드림, 그리고 정적. 총리는 다시 문을 두드리고 말했다.

"루넨스님, 삼다수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문을 열자, 낯익은 방의 모습이 펼쳐졌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것이, 전쟁 개시 직후 며칠간 자신이 누워있던 방이 이 곳이기 때문이었다.

"루넨ㅅ…"

총리는 소년을 부르다가, 소년을 발견하고는 말을 멈췄다. 소년은 떡밥 한주먹을 손에 쥔 채, 침대 위에서 잠들어있었다.

"…………."

순간, 총리의 안에서 화가 치밀어올랐다. 총리는 서류를 들지 않은 손으로, 주먹을 꽉 쥔다.

'이렇게 일을 벌여놓고서, 정작 본인은 잘도……'

"쌔액- 쌔액-"

"…………."

"쌔액- 쌔액-"

"하아…… 나 참……."

하지만, 잠들어 있는 소년을 보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회상한 총리는 이내 한숨을 쉬고는 주먹을 풀었다. 하루만에 시작되어 마무리된 전쟁이었고, 그동안 소년은 자게에 떡밥을 풀고 있었다. 그동안 쌓였을 피로를 생각하면, 이대로 한 달은 깨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총리는 잠들어있는 소년에게로 다가가, 침대 옆 서랍 위에 서류와 손수건을 내려놓고는, 소년의 손에 쥐여진 떡밥을 슬며시 빼냈다. 소년이살짝 뒤척였다.

"……이불은 덮고 주무셔야죠. 감기 걸리십니다."

총리는 이불을 끌어 소년을 덮어주었다. 꽤 많이 움직였음에도, 소년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오늘 중에는 안 일어나실 모양이니, 회의 결과 보고는 내일로 미뤄둘까. 그러면……."

총리는 서류를 챙긴 후 문 앞으로 돌아와 문고리를 잡았다. 흘끗 뒤를 돌아봤지만, 여전히 소년은 미동도 없었다.

"안녕히 주무시길, 루넨스님."

그렇게 오늘의 작별을 고한 총리가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손수건은 두고 가는거야?"

"루넨스님?!"

갑작스러운 소년의 목소리에 총리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잠들어있는 줄 알았던 소년이, 누운 채로 눈을 뜨고 있었다. 그것도, 총리가 잊어버린 채 나왔던 손수건을 손에 든 채.

"선물이야? 그런 것치고는 꽤 오래 쓴 것 같은데? 이 빨간색은…… 염색한 거고? 하얀색에 빨간색 조합이라면, 옷이랑 잘 어울리겠네. 다수씨 색깔 고르는 센스는 칭찬해줄게."

"……왜 그런 색이 됐는지는 잘 아시지 않습니까."

총리가 어이가 없다는 눈빛으로 소년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눈을 뜨자마자 이런 식으로 농담을 하는 것도 참으로 소년답다고, 총리는 생각한다.

"그나저나, 언제부터 깨어계셨던 거에요? 잠들어 계신 줄로만 알았는데."

"그렇게 시끄럽게 문을 두드리는데 누가 안 일어나겠어?"

"잠깐, 그렇다는 건……."

……처음부터 다 듣고 있었다는 것. 총리는 아차 싶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고 보고 있었지. 화가 꽤 많이 났나봐? 주먹까지 쥐고?"

"그, 그건……!"

졌다. 심지어 잠깐 주먹을 쥐었던 것까지 보고 있었다. 총리는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 소년을, 자신은 잠들어 있다고 생각했다는건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총리를 놀리는 것도 재미가 다했는지, 소년은 일어나서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래서, 멘붕 결과는 어떻게 됐어?"

"제국원 전체 중에서 3명이 은하에 남기로 했습니다."

"3명이라…… 그러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할거야?"

"티탄에 명단을 넘길겁니다. 그렇게 하면, 조선삼도수군이 깃발을 내리더라도 티탄에서 받아주시겠지요."

"그래… 그렇게 됐구나……."

소년은 눈을 감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다.

"저어, 루넨스."

"응?"

"아직 명단을 티탄에 통보하지 않았으니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한번만 재고해주실 수 없겠습니까?"

"재고……?"

소년이 되묻는다.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 다시 함대를 복구하고, 전쟁에 나설 시간이요."

"또 그 이야기야?"

총리의 말에, 소년이 손을 내저었다.

"다수씨, 말해두지만 나는 이미 마음을 굳혔어. 아까 내가 말했지? 무엇에 미련이 남아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마음먹은 이상은 이미 끝난 일이라고."

"그건 알고 있습니다만…"

"내가 하나 물을게."

"네?"

소년은 총리의 눈을 똑바로, 진지하게 응시한다.

"다수씨는 대체 뭐에 그렇게 미련이 남아서, 나를 자꾸 말리려고 하는거야?"

"미련……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총리는 곧장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생각한다. 대체 왜, 자신은 이렇게까지 제국을 지키려고 하는가.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본다. 전쟁의 시작, 전쟁을 앞둔 회의, 더, 더, 더, 과거로. 그리고, 총리는 생각해냈다.

'선서. 나 삼다수는 조선삼도수군 제국의 총리대신으로서 제국의 내정 및 외교를 총괄하며 은하정복에도 앞장서 메시어 은하를 조선삼도수군 제국 루넨스 폐하께 바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이상, CX1년. 조선삼도수군 제국 총리대신, 삼다수.'

은하에 처음 오고, 제국에 세워지던 바로 그날, 자신이 했던 선서. 거기에 답이 있었다. 그래. 총리는, 약속을 했다.

"……약속을 했으니까요."

"약속?"

"네. 분명 저는 제국의 총리대신이 되면서, 이 은하를 루넨스님 앞에 바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으니까요."

둘 사이에, 한참동안 정적이 흐른다.

"바보."

"네?"

"그 선서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였던거야?"

총리는, 멍하니 소년을 바라본다.

"다수씨."

소년은 자리에서 일어나, 총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래, 당신은 약속했어. 조선삼도수군 제국의 총리대신으로서 제국의 내정 및 외교를 총괄하겠다고."

―말하지 마세요.

"제국을 세운 직후에, 당신이 나서서 내정과 외교 일을 열심히 봐줬고, 나와 다른 사람들이 행성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덕에, 제국의 기틀을 잡을 수 있었어. 그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그 점에는 감사해."

―제발, 말하지 마세요.

"하지만,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도 있는 법. 알고 있지? 나는 바로 지금이, 그 '끝'을 내야 할 때라고 생각해."

―그만 하세요.

"다수씨, 당신은 우리 제국의 총리대신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줬어. 당신은, 충분히 약속을 지켰어. 그러니까…"

―제발, 그만 하세요.

"…이제, 그만 끝내자."

총리의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쿵하고 내려앉았다.

제국의 구심점은 소년이다. 소년은 곧 제국이다. 그리고 제국은, 총리 자신이기도 했다. 자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도, 결국 자신은 조선삼도수군 제국의 총리대신으로서 은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으니까.

그래서, 총리는 소년이 이 말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적어도 이 말만은 해주지 않기를 바랐다. 만약 소년이 이 말을 해버리면,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모든 것이 무너져내릴까 겁이 났다.

하지만 지금, 그 모든 것이 끝났다.

'…이제, 그만 끝내자.'

소년의 한마디에, 총리는 무너지듯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그것을, 소년은 말없이 바라봤다.

"루넨스……"

무언가 말을 하고 싶다.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목에서 걸린채, 나오지를 않았다. 그 대신, 총리의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든 것이 끝났음을, 모든 것이 무너졌음을 뒤늦게 자각한, 망국의 총리대신의 눈물이었다.


(하늘나래님께 무단전제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