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1 00:16
초야(草野)의 신 루넨스(累冷水)는 병든 몸을 이끌고 궁궐 앞에 이르러 주상 전하께 삼가 머리 조아려 사뢰옵니다. … 신은 본디 속이 빈 하잘 것 없는 전 황제로서 경세제민할 재주가 없고 거기에 노병(老病)이 죽음을 재촉하며 정신이 혼미하여 일상 잔일도 앞뒤를 잊어 버리는지라, 외적(外賊)의 침범을 탐색하지도 못하고 조리있게 시사(時事)를 논하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러하오나 그 대략을 들어보면 지금 국론이 교(交)·전(戰) 양설로 갈리어 있사옵니다. 양적(洋賊-자유행성동맹)을 공격하자는 것은 우리 쪽 사람의 설(說)이고, 우리를 공격한다는 것은 적(賊)쪽 사람의 설(說)이옵니다. 전자를 따르면 나라안에 인덕(仁德)의 정치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지만, 후자를 당하면 인류가 금수(禽獸)의 지경에 빠질 것이옵니다. … 팔도 안에 또 각각 수지를 가진 사람에게 신망을 받는 자를 한 사람 뽑아 호소사(號召使)로 삼고 위임하십시오. 그리고 그에게 위권(威權)을 부여하고 은총으로 대하고 관작과 녹봉이 그이를 보좌하는 사람에게까지 미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그로 하여금 충의(忠義) ·기절(氣節)의 인사들을 수습하여 해병으로 삼아 함대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여 주십시오.

신이 애군(愛君)·우국(憂國)하는 절절한 지성을 견디지 못하여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아뢰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