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7 20:19


"....미쳤군..."

작전을 듣고 우리가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어째서 젊은 내가 한평생을 이 작전에 받쳐야 하는가...

293.9...이 숫자는 절대 잊을 수 없다.

내가 살면서 쓸데없는 수학을 배울때를 제외하곤

이런 거리를 읽어볼 기회가 있을까..


앞으로 지겹도록 보게 될 이 숫자는 목적지까지의 거리..

무려 293.9 파섹이다.. 293.9파섹..

탐사정이 웜홀을 통한 초광속이동을 한다 하지만..

10파섹을 날아가는데만 해도 11개월이 걸린다. 하물며 거의 300파섹이라면...


"귀관의 복귀 예정일은 앞으로 56년 뒤이네, 그래도 복귀가 가능한게 어딘가 허허"

'허허'하고 웃는 사령관의 면상에 죽빵을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가족을 생각하며 꾹 눌러 참았다.


이윽고 탐사정에 네명의 특수부대가 탑승했다.

장거리 항해를 위한 추가 연료탱크 8개를 달고 발사대에 위치한 탐사정의 모습은

이것이 현실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


- 우우우웅.. 콰아앙


마치 폭발하는것만 같은 엄청난 소음과 함께 높은 압력이 밀려왔다.

G-슈트와 몇중 몇겹으로 가속도를 견디는 시스템을 달아놨다지만 기절할듯한 강한 압력이

온몸을 짓누른다.


크윽..젠장..이걸 정상궤도까지 들어설 2년동안 견뎌야 한단 말이지...



...



- 삑. 정상궤도 진입 완료. 수면 모드로 전환합니다.


무뚝뚝한 기계음이지만 2년만에 압력에 대한 해방감에 우리 넷은 잠시 환호성을 지르며

수면모드에 들어갔다. 2년동안 한숨도 자지 못하고 죽지 못해 약물로 각성상태를 유지하며

버텨오느라 온 몸이 피폐해졌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온 메시지에 우린 좌절감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은 '25년 11개월 17일 05시간 30분' 입니다.



...


...



- 삐빅. 경고, 데브리 지역 진입. 수면 모드 해제.

"크어억" 

안쓰던 온 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기 때문에 몇년만의

강제 기상은 약물의 부작용과 더불어 상당한 고통을 동반한다.


..또, 데브리 지역이다.. 컴퓨터가 알아서 좌표를 계산하여 피해가지만

네명의 승무원 중 1명을 교대로 깨워 감시하도록 되어있다. 혼자 날아가다간

데브리 충돌보다 고통에 먼저 사망할지도 모르겠다.


-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은 '7년 3개월 7일 21시간 00분' 입니다.


후.. 이 탐사정에서 벌써 20년이 지난걸 깨달으며 눈을 감았다.


...



...


- 삑. 감속구간이 시작됩니다. 수면 모드를 종료합니다.

"크어억, 으윽"

강제 기상의 고통이 체 가시기도 전에 다시 압력이 밀려온다.

2년간 또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



...



- 목적지 행성에 진입합니다. 생명반응 다수. 함대 신호 없음. 위협 0.07%.

드디어 도착이다. 전설로만 내려오던 'Kyol-E인'이란 인종은 실존했다.

그들의 문명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대기권엔 다수의 위성들이 우리를 탐지하느라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 수동 조종 모드로 전환합니다.

행성 대기권에 진입하여 잠시 여유를 즐기며 행성의 전경을 살폈다.

이윽고 적당한 도시를 발견하여 천천히 저고도로 비행하며 그들을 살펴보았다.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UFO와 외계인인 우리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고

해병들은 우리에겐 기스도 나지 않을만한 딱총들로 무장한채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놀랍군.. 은하 저편에도 이런 문명이 있었다니.."


우리는 적당한 공간을 확보한 뒤 도심 한가운데 착륙했다.

수많은 군중들을 해병들이 통제하고 있었고

행성의 대표로 보이는 사람이 뇌파 번역 기계를 들고 걸어나왔다.


"대체 무슨 일로 우리 행성에 온겁니까"


우리는 준비했던 말을 꺼냈다.

"황금을 내어놓지 않으면 유혈사태가 있을 것이요."


"드..드리겠습니다!"


...



...많은 시간이 흘렀다.

돌아가는 길은 별다른 위협 없이 돌아갈 수 있었다.

목표지의 거주민들이 호의적인 탓에 약간의 수정과 가스도 얻을 수 있었다.



...



...


...


- 삑. 귀환지까지 남은 시간은 00년 00개월 00일 00시간 00분 입니다.

바래왔던 멘트와 함께 우리 모성에 탐사정이 착륙했다.


우리는 해냈다.


수많은 역사학자들과 천체과학자들이 전설로만 믿어왔던 'Kyol-E인'이 실존했음을 증명했고

나를 포함한 승무원 넷은 역사에 남을 것이다.


그렇게 탐사정에선 86세의 노인 넷이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오랫동안의 피로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들것에 실려 나오기 시작했다.







 

출발지[교리교리-BEXI (361-237)
도착지[Ruel3-1 (560-418)
함선
1
승무원
상태공격 후 귀환중
출발시간2012-03-17 10:10:55
도착시간2012-03-19 03:46:31
남은시간32:18:56
남은거리193.90 pc
획득물
크레딧 8
수정 1
가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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