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30 23:04

생명배급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생명배급 법안은 모든 21세 이하의 인간은 4명이상의 생명을 배급 받게 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만약 21세 이하의 인간이 4명 이하의 가족을 가지게 된다면, 생명배급부서는 강제적으로 가족을 부활시켜 배치할 수 있다. 그 부활은 법안이 통과 된 날부터 중앙유전자은행에 저장 된 유전자를 통해 생명배급부서가 새로운 클론을 만들어 배급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법안의 목적은 어린시절부터 일정숫자 이상의 가족들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점차 증가하는 개인주의 사상을 뿌리 뽑는 것이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지 1년이 흘렀다. 의회는 법안의 실질적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1천여개의 시험지역을 정한 후 지역내의 모든 학교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모든 것은 피감시자가 감시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하였고 자신들끼리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들은 여느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천진난만했다.


"생명배급수치가 하나도 안 남았는대 엄마가 병에 걸려 죽어버렸어.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빨리 죽어서 생명배급수치가 남기만을 기다려야 되는대, 아휴 정말 짜증나. 엄마랑 아빠는 왜 날 동생으로 낳았나 몰라, 형때문에 아까운 생명배급수치가 한개나 줄어버렸잖아."


"엄마가 없어? 그럼 밥은 할머니가 차려주는거야? 상상만으로도 정말 끔찍하다."


"말도 마라. 할아버지가 이번에 넘어지셔서 크게 다치셨는대, 빨리 골로가시기만 기다리는 중이야. 그러고보니 너 이번에 또 할아버지가 죽었다며? 벌써 몇번째냐. 21번째인가?"


"22번째야. 할아버지가 하필이면 골골거릴 때의 유전자가 저장되서 부활되고 며칠만에 죽고 또 며칠만에 죽고 이런 짓을 반복중이야. 차라리 나도 너처럼 동생이 하나 있어서 그 꼴좀 그만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형은 그 법안이 그렇게까지는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알다시피 우리 형은 의대다니잖아. 원래 해부수업 한번 하려면 별지랄을 다 떨어야 했다던대, 그 법안이 통과 된 이후에는 혼자서도 시체를 구할 수가 있어서 인체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더라."


"하긴. 나도 시체를 처음 봤을 때는 좀 기분이 그랬는대, 이제는 시체를 가지고 하는 나만의 놀이도 개발해냈어. 너도 방과후에 같이 해볼래? 할아버지 시체가 아직 싱싱해서 나름 재밌을거야."


둘의 이야기를 듣던 다른 아이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뭐, 정말? 재밌겠다! 나도 끼워줘!"


"음, 좋아. 하지만 알다시피 이건 아무나 끼워줄 수 없는 비밀스러운 놀이거든? 그러니까 매점에 가서 피자빵 하나 사와줘. 그럼 놀이에 끼워줄게."


"하는 수 없지. 피자빵 한개면 되는거지?"


"잘 데워서 가져와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