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5 02:47
상트페테르부르크 면직공장, 한 노동자가 옆자리 노동자에게 물었다.

"짜르께서 선포하신 법령에 의하면, 우리는 다 자유잖아, 안 그래?"

옆자리 노동자는 시큰둥하게 답했다.

"뭐, 그렇지."

"그런데 자유로운 사람이라면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되는거 아니야?"

"아무도 붙잡지 않으니 하고 싶은대로 하던가 말던가."

"아니, 물론 직접적으로  나를 여기에 붙잡아서 새벽부터 새벽까지 휴식없이 일하도록 하는 사람은 없지. 하지만 만약 내가 그러지 않는다면, 내 자식은 굶어죽고 아내는 나를 원망어린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며 나는 그 모습을 묵묵히 바라봐야만해. 다른 일자리가 없거든. 그러면 사실상 내가 이 자리를 벗어날 수가 없잖아, 마치 무형의 사슬이 나를 얽매고 있는 것 처럼! 이게 어떻게 자유일 수가 있는 것이지?"

"뭐, 그렇지."

"내가 매일 만드는 천은 시장에서 훨씬 더 비싼값으로 팔려나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는 더 많은 보수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내가 정당히 받아야 할 보수는 자본가의 주머니 속으로 사라져가고, 자본가는 그럴 자유가 있다며 눈썹 하나 꿈틀거리지도 않지. 아니, 대체 이게 뭐야? 결국 우리가 얻은 자유는 사슬에 얽매일 수 있는 자유고, 자본가가 얻은 자유는 사슬로 묶을 수 있는 자유 아니야?"

"뭐, 어떤 사람들은 나머지보다 더 많은 자유를 가지고 태어났나보지."

"누구는 더 많은 자유를 가지고 태어나고, 누구는 더 적은 자유를 가지고 태어난다면, 그게 어떻게 자유야?"

"낸들 어떻게 알아."

다음날, 두 노동자는 공장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의 광산, 한 투르크 광부가 다른 투르크 광부에게 물었다.

"백인들은 우리들에게 문명을 가져다줄 의무가 있다고 하잖아?"

"뭐, 그렇지."

"그런데 왜 의무를 짊어진다고 지껄이는건 백인이면서 정작 허리 부서져라 일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들인거지?"

"뭐, 백인들은 의무를 진다니까 대가도 가져가는 것 아니겠어?"

"우리의 등짝에 채찍을 휘두르고 총칼로 위협하는 것이 어떻게 의무야? 우리도 의무를 짊어지는데 왜 우리는 대가를 못 받고?"

다음날, 두 광부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집단 농장, 한 농부가 다른 농부에게 물었다.

"위대하신 영도자 스탈린 덕분에 우리는 모두 평등해졌잖아, 안 그래?"

"뭐, 그렇지."

"그런데 왜 당 간부의 자식은 새로운 장난감을 선물로 받고, 내 자식은 매일같이 굶주림에 죽어가는거지?"

"뭐, 어떤 사람들은 나머지보다 더 평등하게 태어났나보지."

"그게 어떻게 평등이야?"

다음날, 두 농부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한 교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에게 물었다.

"헌법에 의하면 우리는 자유잖아?"

"뭐, 그렇지."

"그런데 왜 우리는 자유롭지 않은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