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4 11:55
메시에 63 은하, 흔히 해바라기 은하라고 더 자주 부르는 은하계 . 해바라기 은하는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은하계인 은하수로부터 겨우 3700만 광년의 거리밖에 떨어져있지 않을만큼 가까웠기에 비교적 인구밀도가 높은 편에 속했다. 39억 1천만 광년의 거리까지 인류의 영향력이 뻗어나가고 있는 현대에서 3700만 광년의 거리는 옆동네 마실나가는 수준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정작 '인구밀도가 높은 편'이라는 해바라기 은하에 눌러앉은 기름달은 그 인구밀도가 높은 편이라는 해바라기 은하에서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끽해야 알큐비에르 드라이브를 상용화해 눈꼽만한 크기의 성계를 개척하고 와와거리며 좋아하는 해바라기 은하 원주민들은 자주 보였지만, 오로지 지구에만 존재하는 초월기를 통해 순수한 에너지의 집결체로서 초월상태에 도달한 '인간'은 어떻게 된게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소립자의 수준을 초월해 온전히 파동으로의 에너지로서 오롯되게 존재하는 초월체 인간은 어떠한 관측장치로도 관측될 수 없었지만, 이미 우주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비밀을 밝혀낸 인류는 관측장치라는 개념을 초월해 무엇이든지 알고자 한다면 알 수 있었으며 보고자 한다면 볼 수 있었고 느끼고자 한다면 느낄 수 있었다. 기름달은 조용히 해바라기 은하 전체로 의식을 확장해 해바라기 은하에 인간이 정확히 몇명이나 있는지 살펴보려 했다. 기름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기름달은 순간 당황했다. 아니, 인구밀도가 높은 편이라는 해바라기 은하에 어떻게 기름달 혼자말고는 아무도 없을수가 있단 말인가? 문득 기름달의 의식에 한가지 정보가 떠올랐다. 우주에 존재하는 5천억개의 은하계중 800억개가 인류의 영향력에 놓여져 있고, 인류의 총인구는 10억이다. 아하, 기름달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더 이상 번식에 얽매이지않고 순수한 파동으로서 영생을 사는 인류는 겨우 10억명 밖에 되지 않지만, 정작 인류의 영향력아래 놓인 은하계는 800억개나 되었다. 그러니 인구가 겨우 1인 은하계도 나머지와 비교하면 인구밀도가 높은 편이라 볼 수 있었다. 우주란 참 넓구나, 기름달은 문득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