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8 01:29

내가 우주를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여기에 기록하기 전에 먼저 내 소개를 하고자 한다.

나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제국의 중심에서 태어나 직접 개조한 초계함을 타고 한 명의 사신으로서,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고, 많은 것을 보아 왔다. 비록 강력한 전투 함선은 아닌 초계함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좀체 적과 싸우는 일은 없었으며 속도가 빨라 적함들을 쉽게 따돌릴 수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여기 남아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나는 우주의 한 국가를 경영하는 여러분들이 한 번쯤은 궁금해봤을 그런 내용들에 관하여 내 경험을 덧붙여 해설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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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컨커대백과사전에서는 가스의 영문 명칭을 Hydrate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Hydrate란 수화물을 말한다. 수화물이란 무엇인가? 수화물은 물과 다른 분자가 결합하여 생성된 화합물을 말하며, 수화물에서는 손쉽게 물 분자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우주의 창조자인 나노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하이드레이트를 따서 그 이름을 지었겠지만, 사실 소석회, 황산, 염화마그네슘 따위의 물질도 수화물의 범위에 들어간다. 가스가 왜 이런 이상한 이름을 얻었는지에 관해서 알기 위해서 컨커대백과사전을 조금 더 읽어보자.

"하이드레이트는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가스와 물이 결합되어 형성된 고체 에너지다. 해저의 고압 저온 상태에서 분자 간의 결합으로 형성되는 3차원 격자 구조로 형성되어 있으며, 격자 구조 내의 빈 공간에 작은 가스 분자가 화학 결합이 아닌 물리적으로 결합하여 약고체 상태로 존재한다. 상온에서는 다시 기체화 된다."

딱 보면 이게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 읽어보자.

"개스는 보통 물이 있는 행성의 지하에 많이 존재한다. 기체가 많은 행성의 경우 대기중에서 채취할수도 있지만 그 양은 적다. 일반적으로 채취하는 방식은 행성지하에 채취관을 뚫어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후 다른 기체를 제거하고 정제하여 가공한다."

조금 더 읽어보면 가스를 개스라고 다른 방식으로 혼용하여 표기하고 있다. 

"은하계의 새로운 자원으로 부상한 크리스탈 에너지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은 바로 가스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라 불리는 이 자원은 건설과 여러 부품 함선 제조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크리스탈을 가공하기 위해 쓰이기도 하는데 특히 함선의 오랜항해도중 함선의 여러 장치들을 움직이는 내부 연료로서 활용된다. 때문에 다수의 함선을 운용하는 각 행성지도자들은 가스를 많이 비축하려 하고 있다. "

그런데 이 세번째 인용문을 보면 "가스 하이드레이트라 불리는" 이 대목에서 가스의 이름이 하이드레이트가 아니고 가스 하이드레이트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주도 창조하는 나노신의 의도를 감히 읽어볼 수는 없겠으나, 짐작컨대 이것은 그냥 별 생각 없이 적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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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원 건너 존재하는 공게임(0 Game)이라는 한 구기종목 스포츠 게임에서는, 함선들이 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알다시피 중수소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태로 저장된 것 찾느니 그냥 바닷물을 끌어다가 뽑아서 물을 전기 분해하여 얻는 쪽이 더 낫다. 따라서 우리 우주에서 사용하는 가스는 중수소가 아닌 것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왜 핵융합 에너지보다 훨씬 에너지 밀도가 낮은 가스를 고집하는가? 컨커대백과사전의 말을 들어보자.

"가스는 해병의 가우스건의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생명유지장치의 동력자원이 된다. 때문에 각 함선들은 크리스탈 에너지 이외에도 가스 에너지가 꼭 필요하다. 특히 강습해병을 다수 이용하는 우주모함들은 가스의 소모량이 더 크다. 과학자들은 기술적인 발전으로 가스의 소모량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중에 있다. "

"크리스탈의 발견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써의 첫번째 혁신이었다. 현재 신인류의 대부분의 함선들은 크리스탈 결합체를 주연료로 이용하고 있다."

첫번째 인용문을 보면 가스는 소형 화기와 생명 유지 장치에 사용되기에 함선들은 가스를 필요로 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두번째 인용문에서 함선의 주 연료는 크리스탈 결합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흔히 가스가 우주선의 '기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스는 기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산소통에 가까운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함선을 출발시킬 때 생명 유지를 위해 가스가 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왜 수정은 소모되지 않는 것인가?

"핵에너지를 주력으로 사용하던 시절 우주함선의 문제는 핵연료의 고도의 중량과 제어시설 그리고 위험성이었다. 그에 비해 크리스탈은 훨씬 더 적은 밀도 중량의 연료만으로도 우주함선을 쉽게 제어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설정에 따르면 수정은 훨씬 적은 중량만으로도 우주함선을 쉽게 제어할 수 있다고 했다. 크리스탈의 효율성은 "크리스탈의 고단위 에너지 효율 때문에 대형함선이 엄청난 중력을 가진 대형행성의 대기권도 쉽게 돌파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라는 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니까, 함선 운용에 쓰이는 수정은 엔진 부품 생산에 쓰이는 양만으로도 문제가 없거나, 혹은 계산상에 넣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지도자에게는 딱히 보여지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여기서는 가스를 다루기로 했기 때문에 수정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서 줄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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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습함 계열의 전함들을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지도자들이라면 이런 함선들이 연료 먹는 괴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컨커대백과사전을 한번이라도 읽어 본 이들이라면 이 자원이 생명유지장치의 동력자원이 되기 때문에 연료를 아주 많이 먹는다는 사실도 알 것이다. 그런데, 해병을 태우지 않는 함선들은 왜 해병을 가득 채운 함선과 같은 양의 연료를 소모하는 것인가?

대부분의 조직화된 사업에서는 사업에 필요한 자원의 량이 이미 할당되어 있으며, 해당 사업에서 소모하는 자원이 줄어들면 필요로 하는 자원이 적다고 판단되어 할당 예산이 줄어들게 된다. 우주선에서도 사정은 같아서, 강습함이나 강습 항공모함의 함장들도 자신들에게 할당된 가스를 줄이고 싶지 않아 한다. 왜냐하면 예산 감축은 곧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가스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자신의 활동 범위가 줄어듦을 의미하여 결과적으로 자신이 공적을 올릴 기회가 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돈이 덜 들어온다는 소리다. 그래서 항상 쓰지도 않는 가스를 가져다가 사용하는 것이다.

이 때 미처 사용하지 못한 가스는 다시 들고 돌아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 아무도 보지 않을 때에 몰래 뿌리게 된다. 이러한 가스들이 다시 모이게 되면 가스 성운이 생기곤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습항모 함장 퀴트린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아직 사람이 우주선을 모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탐험 정신이나 직업 정신 이전에 가족을 사랑하는 가장들이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돈을 필요로 하며, 또한 더 많은 돈을 벌어 출세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 또한 그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요."

나는 여기서 저명한 수학자 루엘이 계산한 가스량 소모 공식 (승무원 / 2 + 최대해병) * 속도 * 거리제곱 * 0.00002 / (1 + 워프게이트 수 * 0.05) * (1 - 0.004 * 운용스킬레벨) 이 생각이 난다. 이 공식은 우주 항해에 있어서 함선과 연료에 관한 요인들 뿐 아니라 사람들의 실리와 실상을 반영한 정교한 공식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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