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0 08:06

저는 조그마한 방에서 정신을 차렸습니다. 저는 순간 제가 어째서 저의 우주선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깨어나게 됬나 이해하지 못했지만, 곧 전자기 폭풍속에서의 추락을 기억해낼 수 있었습니다. 죽을줄 알았던 상황으로부터의 구출은 정말 기쁘기 그지없는 일이겠지만, 그때의 저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였습니다. 제가 천국에서 깨어난 것인지 지상에서 깨어난 것인지 알 수 없었지요. 그때 제 옆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환자의 심박수 증가. 활동 감지. 의식 재가동 확인."


놀란 저는 고개를 홱 꺽다시피 돌려서 옆을 바라봤습니다. 그곳에는 하얀색의 네모난 기계가 있었는대, 그것의 스크린에는 저로서는 이해못할 다양한 전문용어와 인체해부도들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방금 그것에서 나온 소리로 파악하건대 저의 신체상태를 체크하는 기계같았습니다. 그때 방의 벽을 불쑥 뚫고 사람 한명이 나왔습니다. 저는 기겁했습니다.


"으아아악! 귀신이다!"


벽을 뚫고 나온 남자는 제 말을 듣더니 바닥에 차트를 내려놓은 후 양손바닥을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아, 놀라지마세요. 저는 환자분을 전담받은 의사일 뿐입니다."


저는 여전히 경계를 놓지 않은채 물었습니다.


"하지만 방금 벽을 뚫고 나왔잖아요?"


의사는 차트를 다시 집으며 답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침투의 상황을 대비해 모든 문들이 홀로그램으로 가려져있습니다. 방어자의 시가전 게릴라를 용이하게 하고, 침략자들의 발을 늦추기 위해서입니다."


의사의 차분한 대답에 뻘쭘해진 저는 툭 내뱉듯 답했습니다.


"거참 침략자들의 발을 묶기도 전에 간떨어지게 해서 죽이겠구만."


저를 전담받았다는 의사는 그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채 저의 신체를 검사했습니다. 의사가 검사중 말한바에 따르면 이미 대부분의 중요한 검사는 제가 정신을 잃었을 때 끝내놓았기 때문에 금방 끝날 것이라 했습니다. 확실히 금방 끝나기는 했습니다. 의사는 그냥 제 옆에 있던 하얀 기계의 뒷부분에서 네모난 판때기를 빼낸 후 그것으로 저의 사진을 찍기만 했거든요. 저는 돈이 없어서 이런 의료서비스를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기에 모든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였습니다. 아, 의료서비스? 저는 그제서야 제가 추락한 행성이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행성이였다는 것을 기억해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진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던 의사에게 물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곳은 대체 뭐하는 곳입니까? 이곳은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행성이고, 최소한 제가 궤도권에서 관측한 바에 의하면 이 행성의전자기폭풍은 왠만한 문명이라도 통채로 씹어먹을 규모던대, 어떻게 이렇게 발전 된 인프라 시설이 자리잡혀 있는 것입니까? 당신들, 무슨 외계인이라도 됩니까?"


의사는 사무적으로 답했습니다.


"저는 환자분께 본 행성에 대한 정보를 허락없이 알려드릴 위치가 아닙니다. 모든 궁금증은 곧 해결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미스테리 장난을 견뎌낼만큼 저는 침착한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저는 거칠게 답했습니다.


"허락 좋아하시네, 내 궁둥짝 별명이 허락이다 이놈아. 당장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말해, 그렇지 않으면 너의 어머니가 원망스러워질 정도로 옴팡지게 후드려줄테니까."


의사는 역시 사무적으로 반응할 뿐이였습니다.


"기운이 넘치시네요. 전자기폭풍을 뚫고 추락한 사람 치고는요. 당장 퇴원하셔도 되겠습니다."


사무적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벽에 대고 욕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허무할 뿐이죠. 저는 갑작스럽게 올라오는 짜증에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망할."


의사는 저의 사진으로부터 알고 싶은 것을 충분히 파악했는지, 그것을 차트사이에 끼워놓은 후 저에게 말했습니다.


"환자분은 신체에 더 이상 문제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병실에서 잠시 대기하시면 환자분을 대려갈 분이 도착하실 것입니다."


그 말과 함께, 의사는 차트를 들고 들어왔을 때처럼 소름끼치게 병실을 나갔습니다. 저는 답답함에 침대에 드러누웠습니다.


"대체 뭐가 뭐인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