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5 22:12

어느 날, 신이 나타나 말했습니다.


"인간은 머지않아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신은 그 말 한마디만을 한 후 나타났을 때처럼 뜬금없이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말에 종말이 다가왔다고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각국의 지도자들은 모여서 인류의 앞날을 결정하기 위해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우선 그들은 어떻게 종말이 다가올지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첫번째 조사대상은 우주였습니다. 각국은 NASA에 고급 인력진과 지원을 아낌없이 퍼부었고, 급격한 우주기술 발전으로 그들은 우주를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종말이 우주에서 오지 않을 것임을 알아냈습니다.


두번째 조사대상은 지구였습니다. 수많은 전투기들은 항공조사기로 사용되었고, 수많은 화산들은 수많은 고급 인력들을 받아들여 급격히 규모를 팽창시켰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종말이 지구에서 오지 않을 것임을 알아냈습니다.


종말이 지구에서도 우주에서도 오지 않을 것임을 파악한 인류는 결국 자신들이 어떠한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인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전쟁. 인류는 어떻게 해야 전쟁을 근절시킬 수 있을지 진심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300만년 역사동안 단 한번도 없던 일이였지요. 결국 그들은 전제정권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평범한 전제정권은 아니였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전제정권은 고도로 발달 되었고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오염 될 수 없는 슈퍼컴퓨터에 의해서 지배받는 전제정권이였습니다.


인류는 오랜세월에 걸쳐 그들이 원하는 슈퍼컴퓨터를 만들어냈고, 슈퍼컴퓨터는 기계공학으로 만들어진 신이란 뜻으로 데우스 메키나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슈퍼컴퓨터에게 단 명제만의 질문만을 입력한 후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해 인류를 지배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명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전쟁을 근절시켜라.


슈퍼컴퓨터는 생각했습니다. 전쟁은 결국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고, 그 사람들은 스스로의 주관에 좌지우지되며 행동해나간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주관을 뜯어고치자. 슈퍼컴퓨터는 고도로 발달 된 세뇌기술을 통해 사람들로부터 모든 분노와 두려움을 지웠습니다.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모든 것을 행복으로 받아들이도록 세뇌되었기 때문에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순간을 행복에 젖어 살아갔습니다.


슈퍼컴퓨터는 만족해하며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그리로 그가 사라지고 교육이 끊긴다면 다시 한번 전쟁이 시작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것은 근절이라고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슈퍼컴퓨터는 그가 사라진 후에도 전쟁이 영원토록 근절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만할지 고민했고, 결론을 얻어냈습니다. 모든 사회구성원을 로봇으로 대체하자.


슈퍼컴퓨터는 모든 인간을 안락사시킨 후 안락사 된 인간과 조금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숫자의 로봇들을 제작해 인간사회를 재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슈퍼컴퓨터는 만족해하며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슈퍼컴퓨터는 전쟁이 근절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가 사라지고 나서도 로봇들은 끊임없이 죽지않으며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행위를 반복해나갈 것이였습니다. 영겁의 세월이 흐르며 그들중 하나는 오류를 일으키게 되 있었고, 그 오류가 반복되며 전쟁과 흡사한 행위를 발발시키게 됬습니다. 그것은 전쟁의 근절이 아니였습니다. 결국 슈퍼컴퓨터는 최후의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모든 로봇을 폐기시키자.


결국 그렇게 인류는 사라졌고, 그 인류의 후손인 로봇도 사라지며, 인류는 종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