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3 21:01

하루 후, 제국 본성의 지하 900m에 위치 한 후계자 랜스터의 궁궐에서는 보고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집무실에서 부관에게 보고를 듣고 있는 후계자 랜스터는 금발의 아름다운 청년이였다. 주변의 아름다운 건물은 마치 그만을 위해 짓어진듯 싶었다. 하지만 부관은 그 모습을 오랫동안 봤는지, 신경쓰지 않으며 자신의 보고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지막 보고입니다. 하루 전 제국 남부의 대도시 뚱뚱한 심장에서 테러 행위가 발발했습니다. 피해는 약 1천만 크레딧의 민간피해, 워프 게이트 1기의 완파, 그리고 3B9 요새항성계로부터의 지원군의 실종입니다. 분석팀의 분석에 의하면 테러의 목적은 지원군이였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랜스터는 물었다.


"지원군? 테러리스트가 그들을 습격해서 파괴하기라도 한건가?"


부관은 답했다.


"아닙니다. 목격자들의 증언과 영상에 의하면 테러리스트와 교전중이던 지원군이 갑자기 테러리스트들과 함께 도주했다고 합니다. 첩보1팀의 자료및 분석에 의하면 테러리스트가 문명과 야만의 경계로부터 온 것 같습니다. 전문 기술자들에게도 조언을 요청했는대, 그들에 의하면 비록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한 순양함이 아무런 표식이 없긴 했지만, 설계는 군대에서만 사용하는 HC-051이라고 합니다. 모든 사실들을 조합해 판단해보건대, 문명과 야만의 경계가 병력이 부족한 나머지 지원군을 습격하고 기함을 어찌어찌 설득해 그들을 회유해 대려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랜스터는 그의 금발을 흥미로운듯 콧소리를 내며 꼬았다. 문명과 야만의 경계에서 한 행동은 정말 대담하고 흥미로웠다. 부관은 물었다.


"어떻게 하길 바라십니까?"


랜스터는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조용히 상상 속 주판을 두들겼다. 부관은 그런 랜스터를 한두번 본 것이 아닌지 조용히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약 30분 후, 랜스터는 눈을 열었다. 그의 눈은 흥미로 가득 차 있었다.


"모든 함대와 승무원들을 준비시키도록. 문명과 야만의 경계는 제법 먼 곳이니, 든든히 준비하는게 좋을거야." 


부관은 살짝 놀란듯 싶었다.


"지금 본성을 떠나신다면 다시는 돌아올 곳이 없으실 것입니다. 후계자의 직위를 포기하시겠다는 것입니까?"


랜스터는 말없이 미소를 짓었다. 부관은 그런 랜스터를 이해할 수 없다는듯 바라봤다.




한편, 문명과 야만의 경계는 4천기의 순양함과 4천기의 전함이 제1기동야전군단으로 돌아온 것을 본 후 마침내 패배의 그림자를 떨쳐낼 수 있었다. 비록 제국을 향한 반역이긴 했지만, 승리하지 않았는가? 병사 모두는 나중에 올 처벌보다는 당장 목숨을 살려줄 대규모 함대의 증원이 더 가치있음을 알았다. 33번 베이스 전투의 패배를 직접 본 자들은 그것의 이야기를 돌아온 자들에게 해주었고, 서로간에 분노를 나누며 증오와 전의를 불살랐다. 마침내 문명과 야만의 경계는 살아있는 시체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들의 장소로 변했다.


링거는 밀비의 참모총장이자 부관으로서 지휘부에 참여했다. 그는 오랫동안 수많은 전투를 겪어봤고, 많은 패배와 승리를 봐가며 전쟁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고 있는 자였다. 밀비는 그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링거는 3차원 홀로그램을 가리키며 말을 시작했다.


"저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저 야만인들을 상대했기에, 역으로 제국의 그 누구보다도 그들의 문화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문화는 매우 야만적으로, 힘에 의한 서열이 절대적입니다. 법은 없고 규칙은 있지만 규칙을 세운 자의 강함이 그 규칙의 강함을 정하는 곳이지요. 그리고 그곳의 모든 남자는 본능적으로 부족장의 위치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쟁은 그 갈망을 지휘의 필요로서 억누르고는 있지만, 그 억누름은 오히려 그 갈망이 터져나올 때 그 위력을 더 강력하게만 만들 뿐입니다.


당장 홀로그램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해롤드는 워프 게이트가 아닌 하이퍼 드라이브를 통해 이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매우 상식적인 행동이지요. 하지만 자료들을 분석해보신다면 해롤드의 야만인들은 하이퍼 드라이브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제국 초대 황제께서 직접 오셔 운용한다 해도 해롤드만큼 빨리 하이퍼 드라이브를 준비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즉, 해롤드는 빨리 떠나야만 했다는 것이지요.


이 두가지를 조합해 판단해보건대, 해롤드는 부족원들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라 추측됩니다. 전투의 승리는 저희를 약한 적처럼 보이게 만들었겠고, 손가락만 까딱여서 얻을 수 있는 쉬운 영광이라 생각하고 있겠죠. 그래서 해롤드를 죽이고 그 영광을 대신 차지하고 싶어할 것이 분명합니다."


밀비는 깊은 인상을 받은듯 박수를 쳤다.


"매우 인상적인 분석이로군.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가설이 아닌가?"


링거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저의 분석은 단순한 가설이지요. 하지만 이 가설을 증명함과 동시에, 수백개의 하이퍼 홀들중 무엇이 진짜인지를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지휘관님. 만약 지휘관님께서 해롤드라면 군대를 어디에 배치하겠습니까?"


밀비는 레이저 포인터로 문명과 야만의 경계 심장부 행성인 HQ를 가리켰다.


"이곳의 근처겠지. 최대한 빨리 전투를 끝내고 부족과 스스로의 안전을 돌봐야 할테니까. 아, 자네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알겠군. 만약 이 근처에 적들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자네의 가설을 증명하고, 적의 다음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이것인가?"


링거는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HQ 근방의 모든 하이퍼 홀들에 어뢰를 배치해 두고 HQ와 근방 라인에 병력을 집중시키는 것을 건의드리는 바입니다."


밀비는 상황실의 모든 장교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들도 동의하나?"


장교들은 모두 동의했다. 밀비는 미소를 짓으며 박수를 쳤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도록. 링거, 자네에게 순양함 1천기와 구축함 전원을 주겠네. 필요한 것은 모두 가져가고, 필요한 자원은 모조리 쓰게. 하지만 전함과 순양함 8천기는 비밀 카드로 남겨둘 생각이니 건드리지 않아주면 감사하겠네."


링거는 무심한 표정으로 밀비에게 감사를 표한 후 필요한 장교들을 대리고 나갔다. 나머지는 각자의 일을 하기 위해 나갔다. 밀비만이 상황실에 상황병들과 함께 남아있었다. 밀비는 상황병에게 말했다.


"상황병. 이름이 무엇인가?"


상황병은 절도있게 답했다.


"인지입니다, 지휘관님."


밀비는 이름을 머릿속에 입력하든 여러번 중얼거린 후 미소를 짓으며 물었다.


"인지. 자네는 33번 베이스 전투에 있었었나?"


인지는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다.


"그때 다른 함선들에 있던 제 동기와 전우들을 모두 잃었습니다. 저 혼자 살아남았죠."


밀비는 여전히 미소를 짓으며 말했다.


"그럼 자네는 야만인들의 함대가 찌그러지고 터져나가는 것을 보고 싶어 안달되겠군?"


인지는 증오에 비틀린 표정으로 답했다.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밀비는 그것을 보며 아름다운 미소를 숨이 막힐 정도로 짙게 지었다. 증오에 찬 사람은 정말 다루기 쉬웠다. 증오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만 판단되면, 그것이 누구라 해도 그들은 맹목적으로 따랐다. 밀비는 승리를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