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27 09:39

나는 함선이다.

침몰한, 오래전 대파된

전함이다. 


나는 오늘도 버려진 행성의 지표면에서 잠을 청한다.

블랙 박스조차 녹슬어 낡아버리고 

파괴된 잔해는 우주 공간을 떠돌아다닌다.


다시는 미사일 한발 빔 한발 쏠 수 없으며 

가스라는 피는 워프 엔진이란 심장에 

영겁의 시간동안 돌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잔다.

누군가 나를 저 검고 무한한 우주 위로 올려놓고 

나의 포문을 열고 명령을 하달하며 

낡은 심장에 푸른 가스를 채워 줄 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