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07 21:02

모라논은 안드로메다 은하에 살았다. 곧장 농협 밑에 닿으면, 은하 중심부에 오래된 농협제국이 서 있고,  농협황제의 행성을 향하여 워프게이트가 열렸는데, 두어 명 오피서는 멘붕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모라논은 지갑열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워프엔진  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전쟁을 하지 않으니, 지갑은 열어 무엇 합니까?"

모라논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지갑 열기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슈지헌터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슈지헌터 일은 본래 나선팔을 건너지 않았는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무역은 못 하시나요?"

"무역은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지갑을 열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슈지헌터 일도 못 한다. 무역도 못 한다면, 산업화라도 못 하시나요?"

모라논은 열던 지갑을 덮어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농협황제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획 제국 밖으로 나가 버렸다.

모라논은 은하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자게로 나가서 시중의 자게러를 붙들고 물었다.

"누가 자게에서 제일 부자요?"

하연을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모라논이 곧 하연의 집을 찾아갔다. 모라논은 하연를 대하여 길게 읍하고 말했다.

"내가 멘탈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일 억 크레딧을 맡아 주시기 바랍니다."

하연은

"그러시오."

하고 당장 일 억 크레딧을 내주었다. 모라논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하연 집의 자제와 손들이 모라논을 보니 거지였다. 멘탈이 바나나에게 빠져 너덜너덜하고, 신의 뒷굽이 자빠졌으며, 쭈구러진 행성에 허름한 외교관 직위를 걸치고,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렀다. 모라논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일 억 크레딧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하연이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무엇을 맡기러 오는 사람은 으레 자기 뜻을 대단히 선전하고, 신용을 요구하면서도 수수료를 걱정하는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크레딧이 없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맡아주면 모르되, 이왕 일 억 크레딧을 맡아주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모라논은 일 억 크레딧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행성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제 3 나선팔로 내려갔다. 제 3 나선팔은 KE제국, 제 死제국 사람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은하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수정이며, 가스 등속의 자원을 모조리 다크포스로 사들였다. 모라논이 자원을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뉴비가 강습함이나 초계함을 못 뽑을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모라논에게 다크포스로 자원을 팔았던 상인들이 도리어 행성을 주고 새시하게 되었다. 모라논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일 억 크레딧과 사 만 다크포스로 온갖 나선팔의 자원을 좌우했으니, 우리 은하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그는 다시 수정, 가스, 다크포스 따위를 가지고 건설관리센터에 건너가서 건물을 죄다 단축시키면서 말했다.

"몇 시간 지나면 자게의 사람들의 팬티가 남아나지 못할 것이다."

모라논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자게이들이 지리기 시작했다.

모라논은 늙은 사공을 만나 말을 물었다.

"본성 밖에 혹시 강습함을 보낼 만한 빈 슈지가 없던가?"

"있습지요. 언젠가 우주해적을 만나 서쪽으로 줄곧 사흘 동안을 흘러가서 어떤 빈 행성에 닿았습지요. 아마 790-450과  796-453의 중간쯤 될 겁니다. 수정과 가스는 제멋대로 무성하여 채광창과 가공소가 절로 익어 있고, 사람들이 떼지어 놀며, 해병들이 사람을 보고도 놀라지 않습니다."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를 그 곳에 데려다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걸세."

라고 말하니, 사공이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강습함을 타고 북서쪽으로 가서 그 행성에 이르렀다. 모라논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슈지가 한 개밖에 못 되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자원이 비옥하고 가스가 많으니, 단지 부가옹은 될 수 있겠구나."

"텅 빈 나선팔에 행성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사신단 말씀이오?"

사공의 말이었다.

"덕이 있으면 행성이 절로 모인다네. 덕이 없을까 두렵지, 행성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제 3 나선팔에 수천의 뉴비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제국에서 내정관을 징발하여 가입권유를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뉴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모라논이 뉴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제안하나 하겠읍니다."

"뭐요?"

"모두 크레딧이 있소?"

"없소."

"다크포스는 있소?"

뉴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크레딧이 있고 다크포스가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괴롭게 끊어자기를 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3나선팔 골라서 새시 몇번 더 하지 않는가? 그럼 뉴비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행성에는 크레딧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누가 건드릴까 걱정을 않고 길이 영농의 요족을 누릴 텐데."

"ㅅㅂ."

모라논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크레딧을 실은 수송선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아 물론 선택은 자윱니다 안하셔도되요. 강요하는게 아니므로 님은 제 제안을 거절할 자유가 있읍니다."

모라논이 뉴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뉴비들은 모두 그를 미친 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뉴비들이 은행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모라논이 크레딧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해서 모라논 앞에 줄이어 절했다.

"오직 폐하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뉴비들이 다투어 크레딧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만 크레딧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만 크레딧도 못 지면서 무슨 CX2를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자게이들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만 크레딧씩 가지고 가서 행성마다 광산과 무역센터를 짓고 오너라."

모라논의 말에 뉴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모라논은 몸소 이백 명이 1 년 먹을 크레딧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뉴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행성에 광을 짓고 제 3 나선팔로 새시했다. 모라논이 뉴비를 몽땅 쓸어 가서 자게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그들은 나무를 베어 광을 짓고, 질관을 엮고 무역센터를 만들었다. 땅 기운이 온전하기 때문에 크레딧이 많아, 한 해나 세 해만큼 끊어 자지 않아도 한 행성에 아홉 광이 달렸다. 3 년 동안의 자원을 비축해 두고, 나머지를 모두 배에 싣고 경매장으로 가져가서 팔았다. 경매장이라는 곳은 삼천여 호나 되는 안드로메다 은하의 시장이다. 그 시장에 한참 용적이 말라서 구휼하고 다크포스를 얻게 되었다.

모라논이 탄식하면서,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뉴비 이백 명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 나선팔에 들어올 때엔 먼저 부하게 한 연후에 따로 제국을 만들고 오피서를 새로 제정하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나선팔이 좁고 덕이 없으니, 나는 이제 여기를 잡아먹으련다. 다만, 새시를 하거들랑 휴가 모드는 켜지말고, 하루라도 광을 더 짓고 자원고를 늘려두도록 하여라."

다른 행성들을 모조리 불사르면서,

"가지 않으면 오는 이도 없으렷다."

하고 크레딧 십 억을 블랙홀 가운데 던지며,

"웜홀이 열리면 주워 갈 사람이 있겠지. 크레딧 십 억은 본성에도 용납할 곳이 없거늘, 하물며 이런 나선팔에서랴!"

했다. 그리고 새시를 하지 않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행성에 강습항모를 보내면서,

"이 나선팔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모라논은 나선팔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의지없는 행성들을 관리했다. 그러고도 크레딧이 오 억이 남았다.

"이건 하연에게 갚을 것이다."

모라논이 가서 하연을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하연은 놀라 말했다.

"그대의 멘탈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새시를 실패 보지 않았소?"

모라논이 웃으며,

"재물에 의해서 멘탈에 강철이 도는 것은 당신들 말이오. 새시가 어찌 멘탈을 튼튼하게 하겠소?"

하고, 오 억 크레딧을 하연에게 내놓았다.

"내가 하루 아침의 멘붕을 견디지 못하고 황제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일 억 크레딧을 맡겨 새시한 것이 부끄럽소."

하연는 대경해서 일어나 절하여 사양하고, 십분의 일로 이자를 쳐서 받겠노라 했다. 모라논이 잔뜩 역정을 내어,

"당신은 나를 장사치로 보는가?"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하연은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모라논이 은하중심부로 가서 조그만 행성으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늙은 할미가 해적행성 터에서 운지레이스 하는 것을 보고 하연이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행성이 누구의 행성이오?"

"모라논 댁입지요. 가난한 멘탈에 지갑열기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새시를 해서 5 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시고, 시방 부인이 혼자 행성을 관리하는데, 집을 나간 날로 제사를 지냅지요."

하연은 비로소 그의 성이 모씨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하연은 받은 크레딧을 가지고 그 행성을 찾아가서 돌려 주려 했으나, 모라논은 받지 않고 거절하였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십 억을 버리고 오 억을 받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크레딧이나 떨어지지 않고 에너지 충전이나 쓰도록 하여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직위때문에 멘탈을 괴롭힐 것이오?"

하연은 모라논을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하연은 그 때부터 모라논의 행성에 크레딧이나  다크포스가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 주었다. 모라논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많이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야짤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야짤을 기울여 지리도록 보았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의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하연이 5 년 동안에 어떻게  십억이나 되는 돈을 벌었던가를 조용히 물어 보았다. 모라논이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쉬운 일이지요. 안드로메다라는 은하는 다크포스가 뉴비존에 통하질 않고, 크레딧이 나선팔 안에 다니질 못해서, 온갖 자원이 제자리에 나서 제자리에서 사라지지요. 무릇, 천만 크레딧은 적은 돈이라 한 가지 나선팔을 독점할 수 없지만, 그것을 열로 쪼개면 백만 크레딧이 열이라, 또한 열 개의 행성을 점령할 수 있겠지요. 단위가 작으면 굴리기가 쉬운 까닭에, 한 행성에서 실패를 보더라도 다른 아홉 가지의 행성에서 재미를 볼 수 있으니, 이것은 보통 이를 취하는 방법으로 조그만 제국들이 하는 짓 아니오? 대개 일억 크레딧을 가지면 족히 한 가지 나선팔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에, 행성이면 행성 전부, 함대면 함대 전부, 슈지면 슈지를 전부, 마치 총총한 그물로 훑어 내듯 할 수 있지요. 은하에서 나는 세 나선팔 중에 한 가지를 슬그머니 독점하고, 은하에서 나는 다크포스 중에 슬그머니 하나를 독점하고, 경매장에 나오는 물품 중에 슬그머니 하나를 독점하면, 한 가지 물종이 한 곳에 묶여 있는 동안 모든 뉴비들이 고갈될 것인데, 이는 게임을 해치는 길이 될 것입니다. 후세에 운영자들이 만약 나의 이 방법을 쓴다면 반드시 서버를 병들게 만들 것이오."

"처음에 내가 선뜻 일억 크레딧을 맡아 줄 줄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모라논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당신만이 내게 꼭 맡아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능히 은행 8렙과 무역 만렙을 지닌 사람치고는 누구나 다 맡아주었을 것이오. 내 스스로 나의 재주가 족히 일 억 크레딧을 옮길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운명은 하늘에 매인 것이니, 낸들 그것을 어찌 알겠소? 그러므로 능히 나의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이라, 반드시 더욱더 큰 부자가 되게 하는 것은 하늘이 시키는 일일 텐데 어찌 주지 않았겠소? 이미 일 억 크레딧을 옮긴  다음에는 그의 복력에 의지해서 일을 한 까닭으로, 하는 일마다 곧 성공했던 것이고, 만약 내가 사사로이 했었다면 성패는 알 수 없었겠지요."

하연이 이번에는 딴 이야기를 꺼냈다.

"방금 오피서들이 히치하이커에서 오랑캐에게 당했던 치욕을 씻어 보자고 하니, 지금이야말로 지혜로운 선비가 팔뚝을 뽐내고 일어설 때가 아니겠소? 선생의 그 재주로 어찌 괴롭게 파묻혀 지내려 하십니까?"

" 어허, 자고로 묻혀 지낸 사람이 한둘이었겠소? 우선, 산업왕 박정희 같은 분은 은하전체를 산업화 할 만한 인물이었건만 현게로 늙어 죽었고, 돌언니숙수 같은 분은 은하를 지배할 만한 재능이 있었건만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도 없잖습니까? 지금의 랭커들은 가히 알 만한 것들이지요. 나는 점령을 잘 하는 사람이라, 내가 점령한 행성들이 족히 농협의 황제를 살 만하였으되 바닷속에 던져 버리고 돌아온 것은, 도대체 멘붕하기 싫었기 때문이었지요."

하연은 한숨만 내쉬고 돌아갔다.

하연은 본래 위지몬과 잘 아는 사이였다. 위지몬이 당시 운영자가 되어서 하연에게 건의나 버그신고에 혹시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하연이 모라논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위지몬은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이 그분과 상종해서 3 년이 지나도록 여태껏 이름도 모르옵니다."

"그인 이인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위지몬은 구종들도 다 물리치고 하연만 데리고 걸어서 모라논을 찾아갔다. 하연는 위지몬을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모라논을 보고 위지몬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모라논은 못 들은 체하고,

"당신 차고 온 야짤이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야짤을 관람하는 것이었다. 하연은 위지몬을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모라논은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손을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위지몬이 자게에 들어와도 모라논은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위지몬은 몸둘 곳을 몰라하며 CX2에서 어진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모라논은 손을 저으며 막았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벼슬에 있느냐?"

"운영자라오."

"그렇다면 너는 CX2의 신임받는 신하로군. 내가 김녹차 선생 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대표이사께 아뢰어서 삼고초려를 하게 할 수 있겠느냐?"

위지몬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이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나는 원래 '제이'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모라논은 외면하다가, 위지몬의 간청을 못 이겨 말을 이었다.

"CX2에서 유저들은 옛 은혜가 있다고 하여, 휴가모드의 가격을 많이 올려, 정작 휴가 갈 자들은 정처 없이 떠돌고 있으니, 너는 조정에 청하여 공격하면 3일간 휴가쉴드 불가, 공격당하면 3일간 휴가쉴드 불가, 소모 다크포스는 제거로 바꿔주세여. 라고 할 수 있겠느냐?"

위지몬은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은하에 대의를 외치려면 먼저 은하의 호걸들과 접촉하여 결탁하지 않고는 안 되고, 남의 행성을  치려면 먼저 다크포스를 쌓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 내가 건설단축횟수가 500번이 다되가고 있는 상황이다. 진실로 건설단축횟수 50번 찍었을 때 처럼 건설단축사용횟수 500번, 1000번 넘겼을때도 보상으로 다크포스를 주는 한편, 저  은하의 호걸들과 결탁한다면 한 번 은하를 뒤집고 CX2가 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게에서 구해도 사람을 얻지 못할 경우,  은하의 제국들을 거느리고 적당한 사람을 하늘에 천거한다면, 잘 되면 제 2서버도 흥할 것이고, 못 되어도 본전은 잃지 않을 것이다."

위지몬은 힘없이 말했다.

"높으신분들이 모두 조심스럽게 예법을 지키는데, 누가 다크포스를 선뜻 주고 자게에서 사람을 구하겠습니까?"

모라논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운영자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훼인들 땅에서 태어나 자칭 운영자라 뽑내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플레이는 행성 한개로 하고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뉴비들이나 하는 것이고, 행성이 하나뿐인 위지몬님은 자동화 문명의 혜택을 못 받으실건데, 대체 무엇을 가지고 예법이라 한단 말인가? 돌언니숙수는 통수를 갚기 위해서 자신의 가스를 아끼지 않았고, 김녹차는 슈지를 강성하게 만들기 위해서 나선팔을 건너가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제 제 2서버를 위해 패치도 하고 있으면서, 그까짓 다크포스 하나를 아끼고, 또 장차 밤을 새고 박카스를 빨고 편강탕을 마시며 빡세게 운영해야 할 판국에 휴가모드도 고쳐놓지 않는 딴에 예법이라고 한단 말이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운양자라 하겠는가? 신임받는 운영자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행파로 새시를 시켜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행파를 찾아서 새시시키려 했다. 위지몬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휴가쉴드를 켜고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행성이 텅 비어 있고, 모라논은 간 곳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