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29 09:24
무릇 바른 것을 지키고 떳떳함을 행하는 것을 도라 하고, 위험한 때를 당하여 변통하는 것을 권이라 한다. 지혜 있는 이는 시기에 순응하는 데서 성공하고, 어리석은 자는 이치를 거스르는 데서 패하는 법이다. 비록 백년의 수명에 죽고 사는 것은 기약하기 어려우나, 모든 일은 마음으로써 그 옳고 그른 것을 이루 분별할 수 있는 것이다.

근 몇달간 다크로빈을 위시한 컴패니 제국의 군세가 강성하여, 그의 가는 길을 누구도 막지 못하고 중원으로 가는 모든 행성이 파죽지세로 무너졌다 한다. 그 결과 다크로빈의 팽창을 모두가 두려워하게 되었다. 어느 누구도 그에게 선제 공격을 못하였지만 오직 디씨 제국만이 넘치는 패기를 억누르지 못하여 공격을 하였고 천만에 육박하는 다크로빈의 군대가 남으로 이동하여 그에게 맞서던 자들을 모두 토벌하고자 하고 있다.

이미 많은 통치자들이 이곳에서의 삶을 마감하거나 다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야반도주하고 있다. 그에게 맞서던 자들은 이제 소수에 불과하여 이백만 점이 넘는 남부의 비옥한 땅이 다크로빈에게 그대로 넘어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상을 호령하는 몇몇 제후국의 황제들은 다크로빈과 화친을 도모하고 그와 외교를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에 통탄을 금치 못하고 격의를 다지고자 한다.

본디 이 안드로메다 은하라는 곳에 정의란, 본인이 속한 제국이 정의이며, 이기는 자가 정의이고, 함대가 많은 자가 정의인 세계이다. 그러나 그들은 당장의 현실에 안주하고, 다크로빈에 비하면 한없이 작은 그들의 군대를 지키기 위하여 다크로빈을 정의로 인정하려 하니 이는 정의에 반한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지금 화친을 도모하는 것은 결국 이 세계 전체를 다크로빈에게 송두리째 바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당장의 군세 앞에 평화를 구걸하는 자들이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니, 아! 통탄할 일이다! 다크로빈이 남부 중원을 장악한 후에 막대한 부와 생산력을 바탕으로 나오는 함대는 지금보다 더 위협적일 것이거늘 지금 자신의 함대가 미약하다 하여 화친을 도모하는 것은 군신의 도리가 아닐 것이다.

비록 다크로빈의 군세가 강하다 하나, 그의 영토는 동서로 120리, 남북으로 110리로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병법에 의거하여 전 방위에서 공세를 취한다면 천하의 다크로빈이라 할지라도 그의 병력을 분산해야 할 것이며 빈틈을 노리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우리 모든 통치자들은 본디 작은 행성 하나를 다스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제국을 통치해 왔고, 우리가 제국을 통치하는 것은 본디 사사로운 즐거움에 위한 것이지 공격을 취할 것도 없어 녹슬어 가는 함선들을 구경하기 위하여 통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설사 지금의 화친이 오래 지속된다 하더라도 사사로운 함대를 구경하는 것은 곧 질릴것이며, 현게의 길을 택하기 전에 군대를 움직이고 신명나게 싸우는 것이 진정한 즐거움일 것이다.

세계의 공적을 토벌하는 데는 사적인 원한을 생각지 아니 해야 하고 어두운 길에 헤매는 이를 깨우쳐 주는 데서 바른 말이라야 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나의 한 장 글을 날려서 후일을 도모하려는 바이니, 미련한 고집을 부리지 말고 일찍이 기회를 보아 자신의 선후책을 세우고 과거의 잘못을 고치도록 하라.

나는 명령은 하늘을 우러러 받았고 믿음은 맑은 물을 두어 맹세하였기에, 한 번 말이 떨어지면 반드시 메아리처럼 응할 것이매 은혜가 더 많을 것이요 원망이 짙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나의 군대 또한 보잘것없으나 이미 삼백만의 군대들이 일치단결해서 다크로빈에 맞서기로 결의하였으니 그를 온전히 막지는 못하겠지만 그의 군대의 발을 묶고 보급로를 끊는 데에는 역할을 할 것이다. 안드로메다 은하의 운명이 이 글을 읽는 제후국의 황제들의 선택에 달려있으니, 현명한 판단을 내릴 거라 믿는다.


2012년 3월 29일
다크로빈의 구백만 군대가 보이는 곳 앞에서, 아제로스